AI 덕분에 인사 담당자가 직접 업무 도구를 만드는 시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모든 인사 업무를 같은 방식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평가처럼 회사마다 다른 업무는 AI 엑셀로도 가능하지만, 근태처럼 법과 기록이 걸린 업무는 여전히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엑셀로 인사 업무를 관리하려면 함수를 잘 알아야 했습니다. VLOOKUP, SUMIFS 같은 함수를 다룰 줄 모르면 원하는 양식을 만들기 어려웠고, 결국 손으로 계산하거나 비싼 시스템을 알아봐야 했습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AI에게 “MBO와 KPI를 함께 평가하고, 가중치 합이 100%인지 확인해주는 시트를 만들어줘”라고 설명하면, 몇 분 만에 꽤 쓸 만한 시트가 나옵니다. 함수를 몰라 엑셀을 포기했던 담당자도 이제는 직접 업무 도구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인사 업무는 전부 AI로 만든 엑셀로 해도 될까요? 글로벌 리서치를 토대로 한번 확인해보았습니다.
1. 데이터로 보는 흐름
인사 담당자가 직접 도구를 만드는 것은 일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해외 조사에서는 이미 대부분의 HR 리더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1) HR 리더 91% 이미 사용 중
HR 소프트웨어 기업 Remote가 2026년 5월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8개국 HR 리더 3,250명을 조사한 결과, 91%가 최근 12개월 안에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대신 직접 도구나 자동화를 만들었다고 답했습니다.
| 항목 | 응답 비율 |
|---|---|
| 최근 1년 안에 직접 도구·자동화를 만들었다 | 91% |
| 직접 만드는 것을 의도적인 전략으로 본다 | 46% |
| 앞으로 2년간 더 만들 계획이다 | 90% |
| 업무용 AI 도구에 개인 돈을 쓴 적이 있다 | 59% |
HR 리더들이 직접 만든 도구로는 성과 관리 트래커, 현황 보고서 취합, 면접 일정 관리, 대상별 공지 초안 작성 등이 꼽혔습니다. 인사평가처럼 회사마다 방식이 다른 업무에서 직접 만드는 흐름이 두드러집니다.
출처: Remote: Inside the HR builder revolution: Why 91% of global teams are building, not buying
(2) 급여는 더 신중했다.
같은 조사에는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HR 리더들은 급여 업무만큼은 세금, 법규, 마감 때문에 오류 비용이 커서 더 많은 검증과 검토를 거친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33%는 규제 준수 우려를, 29%는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를 직접 만들기의 장애물로 꼽았습니다.
만드는 것이 쉬워졌어도, 법과 돈이 걸린 업무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뜻입니다.
즉, 직접 만든 도구들이 일부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는 것 입니다. 업무용 앱 개발 플랫폼 Retool이 2025년 말 고객과 개발자 817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 응답자의 35%가 최소 하나 이상의 SaaS 기능을 직접 만든 도구로 대체했습니다.
- 60%는 IT 부서의 관리 밖에서 도구를 만든 경험이 있었습니다.
- 반면 AI가 만든 코드를 수정 없이 그대로 쓰는 비율은 8%에 그쳤습니다.
출처: Retool: The Build vs. Buy Shift: AI, Shadow IT, and the SaaS Replacement Era
AI로 만드는 것은 빠르지만, 만든 것을 검증하고 관리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그리고 IT 부서 모르게 만들어진 도구가 늘어날수록, 그 도구에 담긴 데이터를 누가 책임지는지는 점점 흐려집니다.
정리하면, 만드는 것은 쉬워졌지만 모든 업무를 같은 방식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번 2가지 글로벌 리서치를 통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즉, 인사관리의 큰 항목인 근태관리와 인사평가 2가지를 모두 AI로 가능할까에 대한 답변입니다.
2. 인사평가는 AI로 가능할까?
인사평가는 회사마다 방식이 다르고 자주 바뀌며, 법이 정한 계산식도 없습니다. 그래서 AI로 만든 엑셀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양식의 SaaS는 우리 회사 평가 방식과 맞지 않으면 오히려 불편합니다. 테크뷰도 AI로 MBO, KPI 평가 시트를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반영 비중과 등급 기준을 회사에 맞게 바꿀 수 있고, 매출처럼 높을수록 좋은 지표와 이탈률처럼 낮을수록 좋은 지표를 구분해 달성률을 계산하며, 가중치 합이 100%가 아니면 경고를 띄웁니다.
구글 시트로 쓰면 실시간 공유, 댓글 알림, 변경 기록까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평가 데이터는 회사에서 가장 민감한 인사 정보라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 접근 권한 분리: 평가자는 자기 팀원만, 직원은 자기 결과만 봐야 합니다. “링크가 있는 모든 사용자” 공유는 한 번의 실수로 전사 평가를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 확정 후 보호: 평가 결과는 보상과 승진의 근거입니다. 확정 후에는 시트를 보호하고 사본을 따로 보관해야 합니다.
- 규모의 한계: 수십 명 규모의 MBO·KPI는 충분하지만, 다면평가나 부서 간 등급 조정이 필요해지면 평가 전용 시스템이 효율적입니다.
3. 근태관리도 가능할까?
다만 글로벌 리서치에서도 본 것처럼, 근태관리는 우려스럽고 어려운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그 이유는 근태관리는 계산보다 기록이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출퇴근 기록은 급여의 근거이자, 분쟁이 생겼을 때 회사가 내놓을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AI로 근태 계산 시트를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출근·퇴근 시간을 입력하면 근로시간과 연장근로를 계산하는 수식은 금방 나옵니다. 문제는 계산이 아니라, 그 계산에 들어가는 기록을 어떻게 남기고 지키느냐입니다.
(1) 근태관리는 어려운 이유
① 출퇴근 기록
엑셀 근태 관리는 대부분 직원이 메신저로 알린 시간이나 담당자가 확인한 시간을 옮겨 적는 방식입니다. 재택근무나 외근, 여러 지점 근무가 섞이면 실제로 언제 일을 시작했는지 확인하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근태관리 시스템은 직원이 모바일이나 PC에서 출퇴근을 누르는 순간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GPS나 IP로 근무 위치까지 남길 수 있습니다. 출입통제 시스템과 연동하면 출입 기록이 그대로 근태 기록이 됩니다.

실제로 시스템에서는 다양한 유연 근무를 반영할 수 있고, 출퇴근 시스템과 연결해서 자동으로 업무 시간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엑셀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들 입니다.
② 기록의 증빙력
퇴사한 직원이 “연장근로 수당을 덜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회사는 실제 근로시간을 기록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때 누구나 나중에 수정할 수 있는 엑셀 파일은 “기록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반론에 약합니다.
시스템은 기록 시점과 수정 이력이 자동으로 남습니다. 누가 언제 어떤 기록을 바꿨는지 추적할 수 있어서, 분쟁 상황에서 회사가 내놓을 수 있는 근거가 훨씬 단단해집니다.
③ 법령 변경
근로시간과 휴가 관련 규정은 계속 바뀝니다.
엑셀로 관리한다면 법이 바뀔 때마다 담당자가 직접 규정을 해석하고 수식을 고쳐야 합니다. AI에게 수정을 맡기더라도, 바뀐 법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확인하는 책임은 여전히 담당자에게 남습니다. 연차촉진처럼 날짜와 서면 통지 절차가 정해진 제도는 한 번만 놓쳐도 미사용 연차 수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④ 보존 의무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근무 기록, 연차 사용 내역 같은 서류를 3년간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고, 퇴직금 관련 서류는 퇴직일부터 5년간 보존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서류를 전자문서로 보관해도 즉시 출력할 수 있고 손실 위험에 대비되어 있다면 문제없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담당자 PC에만 저장된 엑셀 파일이나 실수로 지워질 수 있는 공유 폴더는 이 조건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2) 구분이 필요해진 업무
그래서 결국 근태관리 및 인사평가 등 사용이 가능한 업무와 시스템이 필수인 업무들로 나뉠 수 있습니다.
즉, 시스템이 필요한 업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준 : 법이 정한 규칙, 기록 보존 의무가 있거나 분쟁 시 증빙이 필요한 것
- 대표 업무 : 근태, 연차, 급여, 연말정산 등
- 이슈 발생 시 리스크 : 미지급 수당, 과태료, 노무 분쟁 등 법적 분쟁까지 확대 가능성
물론 인사평가 역시도 평가의 공정성이나 정보 노출 등은 노무 분쟁으로도 갈 수 있는 이슈지만, 그 강도와 리스크, 범위는 근태관리가 훨씬 더 큽니다.
그러므로 많은 인사 담당자들이 여전히 현장에서 AI를 활용해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생산성을 높히려고 하고 있지만, 비용 최소화가 오히려 더 큰 해로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4. 시스템이 필요할 때
AI는 인사 담당자에게 필요한 시스템이나 솔루션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더 중요한 역할은 어떤 업무를 어떤 시스템에 맡길지 판단하는 일입니다.
함수를 몰라 엑셀을 포기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평가 시트, 목표 관리표, 채용 현황판처럼 회사에 꼭 맞는 도구를 담당자가 직접 만들 수 있게 됐고, 해외 HR 리더의 91%가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모두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 HR 리더들이 급여만큼은 더 신중하게 다루듯, 근태처럼 법과 기록이 걸린 업무는 시스템에 맡기고, 평가처럼 회사의 색깔이 드러나는 업무는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어떤 시스템이 우리에게 적합한 지는 여전히 미지수 입니다. 워낙 다양한 선택지가 있고, 어떤 선택지가 가장 적합한지 확인하려면 직접 사용해보고 테스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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